기타/역사

제왕운기 용비어천가

라무네 종교tv 2013. 10. 20. 20:12

어떤 그룹회사에 있어, 회장의 업무일지는 그룹 전체에 관한 일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머무는 회장실과 관련한 일을 직접 처리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그룹전체의 시스템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처리됩니다. 회장은 그룹전체의 일에 매달리고 있지 회장실에 대해서는 거의 손을 대지 않습니다.

 

 

조선왕조실록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된 거의 대부분의 내용은 동방 즉, 동아시아에 관한 내용입니다. 이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실록만 그런 것일까요? 훈민정음이나 동의보감 등은 동국이 아닌 동방에서 사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럼, 제왕운기나 용비어천가는 누가 읽으라고 만든 것이겠습니까?

 

 

제왕운기에 대한 강단학계의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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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왕운기의 구성은 중국사, 한국사를 각 권으로 분리하여, 중국 동쪽에 독립된 고려 왕조가 존재함을 적었다. 우리 민족은 하늘(천 天)과 연결되는 단군(檀君)을 시조로 하는 단일민족임을 나타냈다. 드디어 단군신화를 한국사 체계 속에 당당히 포함시킴으로써 우리 역사의 유구성을 강조하였다. 또한 발해(渤海)를 고구려의 계승국으로 확인하고, 발해인이 고려에 귀순해온 사실을 서술하여, 발해 역사를 최초로 우리 역사와 연결시켰다. 이러한 독자적 역사를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민족이 중국과 확연히 구별되는 자주적이고 독자적인 국가임을 강조하였으며, 몽골의 정치적 지배에 대항하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출시키기 위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왕운기 [帝王韻紀]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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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제왕운기』는 중국과 우리 민족과의 지리적·문화적 차이를 강조함으로써 우리는 중국과 구별되는 독자성·자주성·주체성을 가진 우수한 문화민족임을 국민 각자에게 자각하게 하여 몽고의 정치적 지배에 대항하는 정신적 지주로 삼기 위하여 제작된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동명왕편」과 함께 고려 중기의 대민족서사시라고 불리기도 한다.

몽고의 강대한 외압 때문에 가지게 된 문화적 위기의식과 저항정신은 같은 시기에 일연(一然)이 『삼국유사』를 저술하였던 동기와 같다. 그러므로 양자는 단군을 한국사체계 속에 편입시키는 선구자적인 역사서술을 남기게 된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왕운기 [帝王韻紀]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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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평가는 엉터리입니다. 자주적이고 독자적이라면서, 책의 상권에 중국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권에서는 중국의 역사를, 하권에서는 동국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데, 이것을 자주적이고 독자적이라 할 수 있습니까? 몽골에 대항하는 의지를 담았다면서, 중국의 역사에 몽골을 집어넣어 몽골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국의 자주성, 독자성을 말한다면서, 왜 중국의 역사를 다루는 것입니까? 그것도 모자라, 떡하니 상권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사대주의에 찌든 저서라 비판합니다. 답은 너무 간단합니다. 이 책은 우리 동국인이 읽으라고 만든 것이 아닙니다.

 

 

제왕운기의 목적은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중국인 즉, 몽골인이 읽으라고 쓴 책입니다.

 

 

과정이야 어쨌든 몽골이 중국이 되었습니다. 우역곡절도 있었고 내키지는 않았겠지만, 결국 몽골을 중국으로 허락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겠지만, 무력으로 중국이 되었으니 몽골이 얼마나 기고만장하겠습니까. 위아래도 몰라보는 일이 있을 것은, 개인이나 국가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승휴가 이 책에서 말하는 바는 다음과 같습니다. ‘몽골, 너희들이 중국이 되었으니 역대 중국을 본받아 중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어른인 동국을 똑바로 모셔라.’ 제왕운기의 구성이 왜 저렇게 되어있는지,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용비어천가에 대한 강단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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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조선 건국의 유래가 유구함과 조상들의 성덕을 찬송하고, 태조(太祖)의 창업이 천명에 따른 것임을 밝힌 다음 후세의 왕들에게 경계하여 자손의 보수(保守)와 영창(永昌)을 비는 뜻으로 이루어져 있다. 매장(每章) 2행에 매행(每行) 4구로 되어 있으나, 1장이 3구이고 125장이 9구로 된 것만은 예외이다. 3장에서 109장까지는 대개 첫 절에 중국·역대 제왕의 위적(偉蹟)을 칭송하였고, 다음 절에 목조(穆祖)·익조(翼祖)·도조(度祖)·환조(桓祖)·태조(太祖)·태종(太宗) 등 6대 임금의 사적(事蹟)을 읊고 있다. 110장에서 124장까지는 물망장(勿忘章)이라 하여 “닛디 마ㆄ쇼셔”로 끝마친다.~

[네이버 지식백과] 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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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세종의 직계 할아버지 여섯 분의 행적을 읊은 것인데, 이 행적은 모두 하늘의 명을 받들었다는 중국의 제왕의 그것과 부합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것은 이 여섯 선조도 역시 하늘의 명을 받고 있었음을 보이려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용비어천가 [龍飛御天歌]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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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또한 중국인 즉, 한인이 읽으라고 만든 책입니다. 너무 뻔한 일입니다.

 

 

무지렁이 동국백성에게 중국의 역사를 들먹이면서 이씨왕조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것은, 너무 웃기는 일로서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자기들 동국의 역사를 알고 있을지도 의문인데, 아니 역사의식이라는 것이 있을지도 의문인데 중국의 역사를 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양반을 비롯하여 글을 어느 정도 아는 식자를 대상으로 만든 책이라는 뜻인데, 동국의 유식자는 중국을 예로 들어 설명하지 않으면, 못 알아듣는다는 말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동국인들이 중국의 역사를 잘 알고 있다는 전제하에 용비어천가가 만들어졌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사대주의가 어쩌고 저쩌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뼛속까지, 동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강단학계도 동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당연히, 용비어천가를 읽을 사람들이 중국인이라는 뜻입니다.

 

 

최만리상소문은 동국인끼리 중국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기에, 동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중국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고, 용비어천가는 동국인이 중국인에게 동국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기에, 중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 동국에 대해 설명하는 것입니다. 즉, 설명을 듣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소문은 동국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기에, 상소문을 읽는 사람(임금)이 동국인이 되는 것이고, 용비어천가는 중국의 경우를 예로 들고 있기에, 용비어천가를 읽는 사람(백성)이 중국인이 되는 것입니다.

 

 

중국인이 읽는데, 왜 언문이 섞여있을까요? 제 글에서 말했다시피, 당시의 사람들은 동국어와 중국어(문자가 아닌 어음)를 같은 언어로 보고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동국어와 중국어가 서로 달라졌다 해도 본국의 입장에서는, 본국의 언어나 문자를 중국백성이 익히도록 명령할 수 있는 것입니다. 더구나, 훈민정음을 내려 보내서 중국인이 언문을 익히게 될 것이므로, 언문이 섞여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해동 육룡이 나라샤 일마다 천복이시니...’라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동국, 해동 등은 중국을 염두에 둔 이름입니다. 중국이 없다면 저런 이름들은 생겨날 수가 없습니다. ‘아버지’라는 단어는 ‘자식’을 염두에 둔 단어입니다. 자식이라는 것이 없다면 아버지라는 단어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동국인이 읽는 책에 해동이라는 말을 쓸 수는 없습니다. 그냥 ‘아국’이라 하면 됩니다. ‘남한’이라 할 때는 반드시 ‘북한’을 염두에 두고 사용합니다. 북한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한국, 우리나라, 대한민국 등의 말만을 사용합니다. 우리끼리 남한이라는 말을 사용했을 때에도, 남한 사람이 아닌 타국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 듣게 될 것을 예측하고 사용합니다.

 

 

‘해동 육룡’은 책을 읽는 사람이 중국인이기에, 중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동국의 왕족을 가리키는 단어가 되는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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